중앙은행의 시각으로 바라본 루나-테라 시리즈— 0. 중앙은행의 역사

Doramuton
3 min readApr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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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 중앙은행의 간단한 역사
1. 시뇨리지
2. 중앙은행의 역할과 통화정책
3. 발행과 유통
appx. 중앙은행은 언제, 왜, 레버를 조절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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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루나-테라가 너무 잘만들어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글이 없는 것 같아서 직접 중앙은행의 시뇨리지, 통화정책, 발권원리 측면에서 루나-테라를 분석해보았다.

시작하기에 앞서, 같은 내용을 두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가치평가는 최대한 자제하고자 한다.

중앙은행은 원래 민간의 소유다.

현대의 중앙은행은 특히 동양에서 국가의 소유인게 당연시된다. 그러나 사실 이런 역사는 길지 않다. 종교적 이유로 서양에서는 이자를 터부시했다. 그러다보니 대부업으로 시작해서 은행권의 발권까지 민간이 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중앙은행의 역사는 전쟁과 관련된 사건이 정말 많은데, 영란은행과 남북전쟁의 사례를 살펴보자. 영국은 명예혁명이 끝나자마자 프랑스와 전쟁을 치뤄야했다. 그래서 국가는 군자금이 부족했는데, 이 때 민간(유대인)에게 돈을 빌리는 조건으로 독점적 발권특혜를 주었다. 즉, (테라처럼) 민간이 발권을 하는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닌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현대의 원화도 단지 한국은행이라는 주식회사의 은행권에 불과할 뿐이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중앙은행을 국유화 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인 것을 발견하고 소련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나라가 중앙은행을 국유화 하였다. 재미있는 점은 중앙은행은 대부분 법인(주식회사)이며, 심지어 스위스와 일본의 중앙은행 주식은 공개시장에 상장도 되어있다.

현대의 화폐는 무엇을 담보로 하는가?

남북전쟁에서 링컨은 군자금마련을 위해 국채를 담보로 은행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하였다. 그 전에는 금을 담보로 하고 그 만큼만 은행권을 발행할 수 있었지만, 이후의 은행은 링컨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매입하고 그 국채를 담보로 은행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현재의 화폐가 유통되는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가 발행한 국채를 은행이 돈을 찍어 매입 한다면 국가는 신용을 지키기 위해 은행에게 이자를 지급해야하는데, 이 이자는 어디서 오는 이자일까? 재미있는 점은 결국 이 이자도 은행이 찍은 돈이라는 점이다. 현대의 화폐가 국가의 신용을 담보로 한다고는 하는데, 과연 무엇을 담보로 한다는 것인지 참 아리송 하다.

이런 구조는 자기언급 패러독스(self referential paradox)를 떠올리게 한다. 자기언급 이란, 쉽게 말해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라는 말은 거짓말쟁이도, 진실한 사람도 할 수 있는 말이다. 현대화폐는 “나는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자기언급 굴레에 빠진 것 같다. 이는 3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결국에 현대의 화폐의 유통은 빚으로 시작되며, 여기에 이자가 붙으면, 절대 상환할 수 없는, 끊을 수 없는 빚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금리라는 레버로 손쉽게 경제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요컨데, 발권력이 민간에 있는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점, 현대 화폐의 독특한 발행, 유통의 유래와 구조를 말하고 싶었다. 다음편부터는 시뇨리지를 시작으로 중앙은행에서 바라본 시리즈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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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muton

Full stack engineer from mechanics, electric to cry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