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역할
나라마다 다르지만, 현재의 중앙은행은 대체로 발권, QC, 수신, 여신, 최종 대부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글에서는 QC와 최종 대부자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
여기서 QC란 기업들이 자기가 만든 제품,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듯, 중앙은행도 본인이 만든 화폐가치를 관리한다는 것을 재밌게 표현해보았다. 구체적으로는 기준금리 조정, 환율 조정, 공개 시장 조작, 채권매매, 양적완화, 질적완화, 외환매매, 통화스왑 등의 키워드가 중앙은행의 수단에 해당한다. 쉽게 단순화 하자면 물가 안정이다.
QC를 위해 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는 레버는 많지만, 현대에는 거의 3가지로 돌아간다. 금리, 환율, 지준율 이다.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준금리를 조절하며, 이것으로 조절이 잘 안되면 공개 시장 조작에 나선다. 환율 조절을 위해서는 금리 조절, 외환 매매, 통화 스왑등의 방법이 있다. 지준율은 조절하면 끝이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언제, 왜 레버를 조작하는가? 부록을 통해 내 생각을 밝힌다. 부록을 먼저 읽으면 문맥 파악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appx. 중앙은행은 언제, 왜, 레버를 조절하는가?
UST는 FRS의 통화정책 자유도에 손상을 주는가?
이제 본론이다. 우선 UST는 USD의 perpetual futures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화폐이다. USD의 QC의 기준이 물가, 자산시장 등이라면, UST의 QC의 기준은 그저 USD페깅 이라는 점을 염두해두자.
case1) 중앙은행의 유동성 회수.
중앙은행이 시장에 채권(자산)을 던지고 유동성을 회수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순간적으로 USD의 가격(가치)는 상승할 것이고, 1USD ≃ 1.01UST이 될 것이고, UST 홀더는 (≃ 차익거래봇은) 1UST를 xLuna로 바꾸고 xLuna를 1USD로 바꿀 것이다. 그러다 보면 다시 1USD ≃ 1UST가 될 것이다. (USD관련토큰들과 luna간의 너무 다양한 pair가 형성되어 있어 단순화 하였으나, 크게 틀린 것 없는 설명이다.)
- 정리
1.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회수. ex) 시장에 채권을 던지고 유동성을 회수.
2. 순간적으로 USD의 가격(가치)가 상승 → 1USD ≃ 1.01UST.
3. 1USD → 1.01UST → xLuna → 1.01USD를 통한 차익거래 작동.
4. 1USD ≃ 1UST로 맞춰지면서, UST의 유동성도 축소됨.
이는 UST표시의 채권시장이 없다고 해도, 있다고 해도, 차익거래자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므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로직이다.
case2) 중앙은행의 환율 인상 (자국 화폐 절하)
중앙은행이 화폐 절하를 위해서 USD를 발행하고 외환을 사들인다고 해보자. 이번엔 반대의 원리로 차익거래자들이 붙을 것이고, UST도 같이 절하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FRS의 레버들은 정상작동할 것이다. 다만 이는 USD >>> UST인 경우의 이야기 이다. 즉, 통화승수가 굉장히 커진다면, 과연 통제가 가능할까? 여기서의 통화승수는 이제 M2/M0가 아닌 (M2 + UST)/M0를 의미한다. UST를 포함한 통화승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FRS의 레버들은 말을 잘 안들을 것이다. 왜냐하면 M2와 다르게 UST는 M0로 부터 직접 파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UST는 거의 완벽하게 USD와 분리되어있다. 왜냐하면 발행된 UST의 대부분이 앵커에 예치되어 있거나, 페깅을 위해서 유동성 공급에 쓰이고 있을 뿐, 지불수단, 가치저장수단, 준비통화 수단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앵커의 yeild가 채권시장에 주는 영향도 거의 0에 가깝다. 앵커의 yeild는 굉장하지만, 달러표시 채권시장에 비하면, 13B UST는 귀여운 수준이다. (달러표시 채권은 미국국채, 회사채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발행하기에, 앵커는 전체 시장의 0.02%도 안된다.)
최종 대부자
리먼브라더스 등의 사건으로 부터 배운 것은 휘청이는 대마를 시장논리에 따라 죽게 내버려 두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 보다 대마가 죽기전에 살리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방만한 경영을 유도하게 되고 결국 “돈버는 주체 따로, 책임지는 주체 따로” 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금융권 규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역할을 할 때, 손해를 보는 주체는 중앙은행인데, 이는 국민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UST 생태계에서 이런 방만한 DeFi가 나온다면,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해줄 주체가 있는가? 테라는 꽤나 중앙화 되어 있으니 LFG에서 해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종 대부자 안전망에의해 보호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마무리
미국은 USD를 위해서 정말 다양한 비용과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UST는 그 과실만 따먹는 구조이다. 과연 미국이 이를 용인할까? 용인하지 않더라도 USDC혹은 CBDC대비 어떤 강점을 가져갈 수 있을까? 가격 안정화(페깅)을 위해서 USDT, USDC, DAI(crv3pool)과의 스테이블 스왑 유동성 형성하고싶어 CVX도 매집하는 처지인데 말이다.